거제 아이가 지상파 1위를 했다 — 통영 사람이 쓰는 리센느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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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앞바다 야경과 조선소 크레인, 마을에서 솟아오르는 무대 조명
조선소의 도시였던 거제. 지금은 다른 이유로 불이 켜졌다.

프롤로그: 거통고

거통고. 거제·통영·고성을 묶어 부르는 말이다.

서울 사람 귀에는 다 똑같은 "경상도 사투리"겠지만, 우리끼리는 안다. 마산·창원·진해가 다르고 부산이 다르고 거통고가 또 다르다. 말끝이 다르고 억양이 다르고, 무엇보다 같은 단어를 다른 온도로 쓴다. 그 안에서 자란 사람은 세 마디만 들어도 어디 사람인지 안다.

내가 리센느(RESCENE)라는 그룹에 처음 눈이 간 이유는, 솔직히 말하면 음악이 아니었다. 리더 원이가 경남 거제 사람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통영 옆 동네. 다리 건너면 닿는 곳. 그냥 그게 전부였다.

지금은 이유가 완전히 바뀌었다. 그래서 이 글을 쓴다.

이건 한 걸그룹의 성공담이면서, 동시에 지방 소도시가 아이돌 하나로 관광지가 된 이야기이고, 중소기획사가 대기업 자본을 이긴 마지막 사례일지 모른다는 이야기이며, 사투리 한 마디가 어떻게 전국적 논쟁이 됐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순서대로 가보자.


1부. 2024년 3월 — 아무도 보지 않던 데뷔

리센느는 2024년 3월 26일, 싱글 1집 《Re:Scene》과 타이틀곡 'UhUh'로 데뷔했다. 그보다 한 달 앞선 2월 29일에 선공개 싱글 'YoYo'를 냈으니, 실질적인 출발선은 그때다.

소속사는 더뮤즈엔터테인먼트. 이름만 들어서는 어디인지 감이 안 잡히는 회사다. 하이브도, SM도, JYP도, YG도 아니다. 업계 용어로 '중소'다.

멤버는 다섯이다. 원이, 리브, 미나미, 메이, 제나.

이 팀에 대해 처음 알았을 때 이상하게 느꼈던 게 하나 있다. 소속사가 정해준 공식 포지션이 없다는 것이다. 메인보컬이 누구고 메인댄서가 누구인지를 회사가 못 박지 않았다. K팝에서 이건 흔한 일이 아니다. 포지션은 곧 분량 배분이고, 분량은 곧 팬덤 설계다. 그걸 안 정했다는 건 설계를 안 했거나, 못 했거나, 안 하기로 했다는 뜻이다.

나중에 돌아보면 이 대목이 이 팀의 성격을 꽤 정확히 예고하고 있었다. 기획된 캐릭터가 없었기 때문에, 나중에 각자 진짜 자기 모습으로 알려질 수 있었다.

데뷔 당시 반응은 — 없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2부. 2024년 8월 — 아무도 듣지 않은 명곡

8월 27일, 미니 1집 《SCENEDROME》이 나왔다. 타이틀곡은 'LOVE ATTACK'.

이 곡이 지금 어떤 곡이 됐는지는 뒤에서 이야기하겠다. 다만 2024년 8월의 'LOVE ATTACK'은 조용히 나왔다가 조용히 지나간 곡이었다. 차트에 이렇다 할 흔적을 남기지 못했다.

이 노래가 세상에 발견되기까지, 앞으로 21개월이 더 필요했다.

K팝에서 곡의 수명은 보통 3주다. 발매 첫 주에 안 되면 그걸로 끝이고, 다음 앨범을 준비한다. 2년 뒤에 다시 살아나는 일은 통계적으로 거의 없다. 그래서 이 부분을 미리 짚어두고 싶다. 뒤에 일어날 일은 운이 좋았던 게 아니라, 곡이 그 2년을 버틸 만한 물건이었다는 뜻이다. 발견됐을 때 별로였으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났을 테니까.


3부. 2025년 — 주민센터, 초등학교 운동회, 그리고 철원

해질녘 소도시 야외무대에 마이크 하나와 빈 접이식 의자들
주민센터 행사와 초등학교 운동회. 2025년의 리센느는 이런 무대에 섰다.

2025년의 리센느는 이상하리만치 부지런했다.

시기발표
2025.02.05미니 2집 《Glow Up》
2025.07.02싱글 2집 《Dearest》 / 'Deja Vu'
2025.11.06선공개 싱글 'Heart Drop'
2025.11.25미니 3집 《lip bomb》

1년에 네 번. 중소 기획사 그룹치고는 숨 가쁜 일정이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 이들은 계속 무대에 섰다.

주민센터 행사에 섰다. 지인을 통해 겨우 성사된 초등학교 운동회 무대에도 올랐다. 나중에 멤버들은 그때를 돌아보며 "무대의 크기는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25년 7월 31일에는 강원도 철원 화강 축제 무대에 섰다. 당시 컴백곡 '데자뷰'와 '러브 어택' 등 다섯 곡을 30여 분 동안 불렀다. 그때 이들은 관객 대부분에게 낯선 그룹이었다. 군인들이 많은 지역이라 호응은 뜨거웠다지만, 그건 리센느가 유명해서가 아니었다.

어느 신문은 이 시기를 '거북이 서사'라고 불렀다. 정확한 표현이다. 토끼처럼 튀어나가는 팀들 사이에서, 이들은 그냥 계속 걸었다.

여기서 잠깐 냉정하게 말하자면 — 이 시기 리센느의 활동은 '전략'이라기보다 '가능한 것'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부를 데가 주민센터밖에 없으면 주민센터에 가는 거다. 다만 중요한 건, 그 무대들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태도가 나중에 이 팀의 서사가 됐다.


4부. 2026년 봄 — 유튜브에서 균열이 시작됐다

4월 8일, 디지털 싱글 《Runaway》. 여전히 큰 반응은 없었다.

그리고 결정적인 사건은 음악 쪽이 아니라 유튜브에서 일어났다.

원이의 개인 채널 — 이름부터가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다 — 에 올라온 일상 콘텐츠와 숏폼이 터지기 시작했다. 일본 지바 출신 미나미가 잡은 갸루 캐릭터, 그리고 그 안에서 튀어나온 한마디.

"너 지금 이러고 거제 가잖아? 너 거제 시민들한테 혼나."
"거제, 야호~"

이 짧은 멘트가 릴스와 틱톡을 휩쓸었다.

여기에 재미있는 아이러니가 하나 있다. "거제 야호"라는 밈을 만든 사람은 거제 사람 원이가 아니라, 일본인 멤버 미나미다. 일본에서 온 애가 경남 소도시 이름을 외치는 구호를 만들었고, 그게 전국을 돌았다.

기획된 콘셉트가 아니었다. 회사가 짜준 콘텐츠도 아니었다. 그냥 친구끼리 놀다가 나온 소리였다. 그게 먹혔다.

왜 먹혔을까. 나는 이게 지금 K팝이 놓치고 있는 지점을 정확히 찌른 결과라고 본다. 완성도 높은 뮤직비디오와 정교한 세계관은 이미 포화 상태다. 다 잘 만든다. 그래서 잘 만든 게 더 이상 차별점이 안 된다. 반대로 꾸미지 않은 것, 회사가 손대지 않은 것이 희소해졌다. 리센느는 그걸 가지고 있었다. 정확히는, 그걸 가릴 만한 자본이 없어서 남아 있었다.


5부. '지역균형발전돌' — 다섯 도시가 각각 손을 내밀다

밈이 커지자 가장 먼저 움직인 건 음반 업계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였다.

  • 2026.05.22 — 원이, 거제시 홍보대사 위촉 (거제도 출신 걸그룹 멤버로는 처음)
  • 2026.06.24 — 리브, 수원시 홍보대사
  • 2026.06.29 — 제나, 경주시 홍보대사
  • 2026.07.02 — 메이, 고양시 홍보대사

멤버 넷이 각자 자기 고향의 얼굴이 됐다. 짜고 만든 그림이 아니다. 각 지자체가 따로따로, 순차적으로 손을 내민 결과다.

여기서 붙은 별명이 "최초의 지역균형발전돌"이다. 웃기려고 만든 말인데, 웃고 넘기기엔 실제로 벌어진 일이 만만치 않다.


6부. 덕포해수욕장의 치킨집 — 밈이 경제가 될 때

남해안 여름 해수욕장, 파라솔 몇 개와 소나무 언덕
경남에서 해수욕장이 가장 많은 곳은 거제다. 다만 지금까지 아무도 그렇게 부르지 않았다.

거제는 오랫동안 조선업 도시였다. 관광지로서는 늘 바로 옆 통영에 밀렸다. 이건 통영 사람인 내가 인정하기 껄끄러운 대목이 아니라, 그냥 사실이다. 통영은 케이블카가 있고 동피랑이 있고 굴이 있다. 거제는 조선소가 있었다.

경남신문 기자가 취재 중에 한 말이 인상적이다.

"알고 보면 거제가 경남에서 해수욕장이 가장 많은 곳인데, '관광' 하면 통영이 더 부각되는 편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됐다.

원이와 미나미가 함께 찾은 덕포해수욕장은 관광 명소가 됐다. 그 앞 치킨집은 더 유명해졌다. "덕연이(원이 어머니) 딸인데요"라는 말에 치킨과 김밥을 그냥 내어준 가게라서다. 그 집은 이제 거제 여행 필수 코스다.

경남신문은 이걸 지역신문답게 발로 쫓았다. 리센느 관련 영상은 조회수 12만에서 40만을 오갔고 댓글은 기본 1,000개가 넘었다. "내가 경남신문 유튜브를 보게 될 줄 몰랐다"는 댓글이 달렸고, 짧은 기간에 구독자가 2,000명 가까이 늘었다.

그리고 이 대목이 가장 좋다. 거제가 주목받자 지역이 스스로 걱정한 게 바가지 요금이었다. 경남신문 기자들이 이 주제로 취재를 갔는데, 현장 사람들이 기자보다 더 진심이었다고 한다. 거제시 소상공인연��회장의 말이다.

"관광객들을 유치하게 해준 대가로라도, 우리가 리센느에게 먹칠하면 안 된다."

아이돌 하나가 지역에 관광객을 데려온 것도 놀랍지만, 그 지역이 "쟤들 얼굴에 먹칠하지 말자"며 자기 상권을 단속한 건 더 놀랍다. 이건 홍보대사 위촉식 사진 한 장으로 만들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

취재한 기자는 이렇게 정리했다.

"결국 지역을 살리는 건 사람이다."

7부. 그리고 사투리가 재판대에 올랐다

여기서 좀 답답한 이야기를 해야겠다.

6월 말, 원이가 콘텐츠에서 "무섭노"라고 말했다. 그 한 마디가 온라인에서 '일베 용어' 논란이 됐다. '~노'로 끝나는 말투가 특정 커뮤니티의 어투와 닮았다는 이유였다.

논란은 커졌다. 코미디언이 나섰고, 정치인이 한마디 보탰고, 결국 국립국어원 문까지 두드렸다.

경남신문 기자들은 이때도 발로 답을 찾았다. 거제의 버스정류장과 경로당을 찾아가 80년 넘게 거제에서 살아온 어르신들에게 물었다. "무섭노가 사투리가 맞습니까?" 논란 자체를 모르는 어르신들에게.

거통고 말을 쓰고 자란 사람으로서 그 며칠은 솔직히 좀 답답했다. 그 말은 그냥 우리가 쓰는 말이다. 할머니가 쓰고 아버지가 쓰고 내가 쓴다. 인터넷 커뮤니티가 생기기 훨씬 전부터 쓰던 말이다.

어떤 표현이 특정 집단에서 소비됐다는 이유로 그 말의 원주인이 해명해야 하는 상황 — 이건 좀 이상하지 않나. 게다가 이 논란은 지역 혐오 표현으로 번지기까지 했다. 리센느와 무관한 기사 댓글에까지 영남 비하가 쏟아졌다.

다행히 지금 남은 건 그게 아니다. 남은 건 노래고, 무대고, 트로피다. 하지만 이 대목을 빼고 이 팀의 2026년 여름을 이야기하는 건 정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8부. 2026년 7월 8일 — 하루에 두 개가 터졌다

짙은 남색 배경을 거슬러 올라가는 황금빛 곡선
역주행. 2024년 8월의 곡이 2026년 7월에 정상에 올랐다.

7월 8일, 리센느는 스페셜 리메이크 싱글 《Pretty Girl》을 냈다. 카라의 그 곡이다.

이 선곡은 그 자체로 이야깃거리다. 2세대 걸그룹의 대표곡을 5세대 그룹이 다시 부르는 것 — 잘하면 계승이고 못하면 훼손이다. 원곡 팬은 대체로 리메이크에 인색하다. 이건 안전한 선택이 전혀 아니었다.

그리고 같은 날 밤 10시, 2년 전 곡 'LOVE ATTACK'이 멜론 TOP100 1위에 올랐다.

신곡을 내는 날, 구곡이 정상을 찍었다. 발매 1년 10개월 만이었다.

차트를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이 시기 이들이 얼마나 강했는지가 보인다.

  • 'LOVE ATTACK' — 멜론 TOP100·일간, 벅스 실시간·일간, 플로, 지���뮤직 TOP200 실시간 전부 1위
  • 'Pretty Girl' — 멜론 핫100 1위 / TOP100 4위, 벅스 실시간 1위, 플로·지니 실시간 6위

여기에 'Pinball', 'Deja Vu' 같은 지난 곡들까지 줄줄이 차트에 따라 들어왔다. 한 팀의 카탈로그 전체가 동시에 재발견된 것이다.


9부. 세 개의 트로피 — 7월 14일, 25일, 26일

7월 14일 · SBS M·SBS FiL 《더쇼》 · 'Pretty Girl'

데뷔 첫 음악방송 1위. 데뷔 2년 4개월 만이었다.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노래하던 팀이 트로피를 들었다.

7월 25일 · MBC 《쇼! 음악중심》 · 'Pretty Girl'

첫 지상파 1위.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대목이 있다. 이날 리센느는 방송에 출연하지 않았다. 무대에 서지 않고, 현장 화제성 없이, 순수하게 음원 성적과 팬 투표만으로 1위를 가져갔다.

음악방송 순위는 방송 점수 비중이 크다. 출연 안 하고 이긴다는 건 나머지 항목에서 압도적이었다는 뜻이다. 이건 인기가 아니라 저력이라고 불러야 맞다.

7월 26일 · SBS 《인기가요》 · 'LOVE ATTACK'

하루 뒤, 이번엔 신곡이 아니라 2년 전 그 곡으로 1위였다.

경쟁 후보는 아이오아이의 '갑자기', 에스파의 '레모네이드'였다. 5세대 최정상 팀들과 붙어서 이겼다.

2024년 8월에 아무도 듣지 않던 노래가, 2026년 7월에 지상파 1위 곡이 됐다. 통산 세 번째 트로피, 이틀 연속 지상파 2관왕.

리더 원이는 무대 위에서 울었다.

"꿈이라는 걸 꾸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이룰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팀은 소속사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저희를 믿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과 함께 만든 소중한 결과라 더욱 뜻깊습니다.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좋은 무대로 보답하겠습니다."

같은 주말, 원이는 링거를 맞으면서 보령머드축제 무대에 섰다. 우는 것도, 아파도 무대에 서는 것도, 어쩐지 거제 사람답다는 생각을 했다.


10부. 이 성공이 특별한 이유 — '중소돌 신화'의 마지막 사례?

차갑게 빛나는 고층 유리빌딩과 멀리 떨어진 작은 건물의 창 하나
대기업과 중소기획사의 제작비 격차는 약 29~30배다.

여기서 축하 분위기를 잠깐 접고, 냉정한 이야기를 하나 해야겠다.

리센느 열풍을 두고 업계에서 나온 말이 "중소돌의 기적"이다. 그런데 기사들을 읽다 보면 '기적'이라는 단어가 칭찬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다시는 안 일어날 일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 K팝 시장의 숫자는 이렇다.

  • 경쟁력 있는 뮤직비디오 1편 제작비 10억 원 이상
  • 아이돌 그룹 하나를 3년간 연예계에 안착시키는 데 수십억에서 100억 원, 그 이상
  • 대기업과 중소기획사의 제작비 규모 차이 — 약 29~30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발언)
  • 써클차트 연간 400위 안에 진입한 신인팀 수, 2년 만에 43.6% 급감

한 중소 음반기획사 대표의 말은 더 직설적이다.

"이대로 놔두면 대기업만 있고 다 망합니다. 중소기업은 아이돌 못 만들어요. 결국 없어집니다."

그래서 업계 일각에서는 "리센느가 중소돌 신화의 마지막 사례"라는 말까지 나온다. 정부가 음반 제작비 세액공제(10~15% 수준)나 콘텐츠 펀드 편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맥락에서 보면 리센느가 한 일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이들은 돈으로 이긴 게 아니라,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으로 이겼다. 10억짜리 뮤직비디오가 아니라 멤버가 직접 켠 유튜브 카메라로, 정교한 세계관이 아니라 친구끼리 놀다 나온 한마디로, 팬덤 화력이 아니라 2년을 버틴 곡 하나로.

그게 반복 가능한 공식일까? 아마 아닐 것이다. 그래서 '기적'이라 부르는 거다.

하지만 적어도 이것 하나는 증명됐다. 자본이 전부는 아니다. 아직은.


에필로그: 왜 기쁜가

처음에 나는 이 팀을 동향이라서 봤다. 거제라니까, 통영 옆이니까, 그냥 반가워서 봤다. 우리 동네에서 뭔가 나왔다는 그 촌스럽고 단순한 기쁨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이유가 남아 있지 않다.

지금 리센느에 대해 이야기되는 건 밈이 아니다. 무대다. 'Pretty Girl'은 카라의 곡을 자기 것으로 소화해냈고, 'LOVE ATTACK'은 2년을 버티고 살아남아 결국 1위가 됐다. 역주행은 홍보로 만들 수 없다. 발견됐을 때 실제로 좋아야만 일어나는 현상이다. 노래가 별로였으면 밈은 밈으로 끝났을 것이다.

무대 위 다섯 사람은 예쁘다. 그런데 그 예쁨이 회사가 깎아 만든 예쁨이 아니라는 게 좋다. 거제 애가 거제 말로 소리 지르고, 지바 애가 갸루를 하고, 경주 애가 신라공주 소리를 듣는 팀. 포지션도 안 정해준 회사에서 각자 자기 색으로 알아서 자란 팀. 꾸며서 예쁜 게 아니라 자기여서 예쁜 쪽이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통영 사람으로서 하나 인정하고 가겠다.

경남에서 해수욕장이 제일 많은 건 거제인데 관광은 늘 통영이 가져갔다. 미안하지만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 여름, 사람들은 통영이 아니라 거제로 갔다. 덕포해수욕장에 갔고, 치킨집에 갔고, "거제 야호"를 외치고 왔다.

이번엔 거제가 이겼다. 옆 동네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축하한다. 다음 여름엔 통영도 좀 부탁한다.

거제 아이가 지상파 1위를 했다. 통영 사람인 나는 그게 참 기쁘다.


부록 1 — 리센느 연대기

시점사건
2024.02.29선공개 싱글 'YoYo'
2024.03.26데뷔 — 싱글 1집 《Re:Scene》 / 'UhUh'
2024.08.27미니 1집 《SCENEDROME》 / 'LOVE ATTACK' — 당시 무반응
2025.02.05미니 2집 《Glow Up》
2025.07.02싱글 2집 《Dearest》 / 'Deja Vu'
2025.07.31철원 화강 축제 — 아직 무명
2025.11.06선공개 싱글 'Heart Drop'
2025.11.25미니 3집 《lip bomb》
2026.04.08디지털 싱글 《Runaway》
2026.05원이 유튜브 → '거제 야호' 밈 폭발 → 'LOVE ATTACK' 차트 재진입
2026.05.22원이, 거제시 홍보대사 위촉
2026.06.24리브, 수원시 홍보대사
2026.06.29제나, 경주시 홍보대사
2026.06 말'무섭노' 사투리 논란 시작
2026.07.02메이, 고양시 홍보대사 → '지역균형발전돌'
2026.07.08리메이크 싱글 《Pretty Girl》 발매 + 'LOVE ATTACK' 멜론 TOP100 1위
2026.07.14《더쇼》 — 데뷔 첫 음악방송 1위
2026.07.25《쇼! 음악중심》 — 지상파 첫 1위 (방송 출연 없이)
2026.07.26《인기가요》 — 'LOVE ATTACK' 1위, 통산 3관왕

부록 2 — 멤버

멤버고향비고
원이경남 거제리더 · 거제시 홍보대사 (2026.05.22)
리브경기 수원수원시 홍보대사 (2026.06.24)
미나미일본 지바"거제 야호" 밈의 창시자
메이경기 고양고양시 홍보대사 (2026.07.02)
제나경북 경주경주시 홍보대사 (2026.06.29)

리센느(RESCENE) · 더뮤즈엔터테인먼트 · 2024년 3월 26일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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